2008년 03월 21일
로마 & 미국
이것참 재미있다...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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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로마제국의 유사점과 차이점
기원전 27년에 로마의 옥타비아누스는 삼두정치를 폐지하고, 원로원으로부터 아우구스투스(존엄자라는 뜻)라는 호칭을 얻었다. 이후 그는 로마의 오랜 전통인 공화정 대신 사실상 제정(帝政)을 시작했다.
그 이후 약 200년간 로마제국은 라인·도나우 강을 북쪽 경계로 해 지중해 주변 전역의 패권을 장악했다. 이 시대는 평화가 오랫동안 유지됐기 때문에 `팍스 로마나’(Pax Romana:로마의 평화)로 불렸다. 그러나 역사가 타키투스는 “로마인은 폐허를 만들고 그것을 평화로 불렀다”고 기술했다. 로마의 번영과 그 시대의 평화가 여러 민족에 대한 로마인의 가혹한 통치와 완전한 복속을 통해서 가능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옛 소련의 붕괴 이후 앞으로 얼마간의 기간을 후세의 사가들은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na)로 부를 지도 모르겠다. 동서 탈냉전 이후 미국이 세계 유일 초강대국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자기 나라 목표에 맞게 국제법제도를 만들고(세계무역기구), 자기 나라 목표에 맞지 않는 것(국제형사재판소, 교토환경협정 등)은 무엇이든 거부하는 나라." "로마 제국이 부활한 나라." 모두 미국을 가리키는 말로 냉전 체제 붕괴 이후 무소불위의 힘을 발휘하는 미국에 대한 경계가 담겨 있다.
현재 미국은 우파뿐 아니라 중도파들도 "미국이 과거 다른 제국보다 강대한 힘을 행사하고 있다"는데 동의한다. 신문에는 `제국`이란 단어가 거의 매일 등장하고, 새로운 제국주의 이데올로기가 미국민 전체에 싹트고 있다. 그런데 이런 미 제국을 떠받치는 네개의 기둥은 달러·인터넷·미사일·할리우드라고 한다. 유로화도 넘보지 못하는 세계적인 통화 달러, 컴퓨터·인터넷 등 신기술, 초현대식 군사력과 할리우드로 대표되는 문화의 힘마저 갖추고 있는 것이다. 반세계화 운동의 선봉에 선 이그나시오 라모네는 이렇게 표현한다. "미국은 정보와 기술의 힘을 휘두르면서 상냥한 억압 또는 즐거운 독재체제를 구축한다. 미국은 우리의 뇌를 침공하기 위해 트로이의 목마를 파견하고 있다. 미국이 만든 대중매체 영웅들이 바로 트로이 목마"라고.
최근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미·영 연합군의 이라크전쟁은 새로운 세기의 미국의 제국주의적 행보의 발현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냉전체제가 붕괴된후 학자들은 유일 초강대국으로 부상한 미국에 대해 곧잘 로마제국과 비교하곤 한다. 과연 어떠한 점에서 미국과 로마는 유사점을 갖고 있을까? 또한 차이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알아보도록 하자.
2002년 영국에서 화제가 되었던 TV프로그램은 로마제국을 해부한 영국의 채널 4TV의 6부작. 21일 첫 회인 ‘로마:모델제국’이 나가자 시청자들은 로마가 아닌 미국을 떠올렸다. 이 프로그램을 제작한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조너선 프리들랜드 기자는 18일자 가디언에 기고한 글에서 “고대사 전공 학자들도 로마와 미국의 제국적 속성이 유사함에 깜짝 놀랄 정도였다”면서 “미국이 ‘21세기의 로마’라는 인식이 싹트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동안 진보진영의 용어였던 미 제국주의를 9·11 테러 이후에는 미 보수진영에서도 받아들이고 오히려 제국으로서의 적극적인 역할과 책임을 강조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다음은 ‘로마:모델제국’에 나타난 미국과 로마제국의 공통점이다.
제국의 시작=미국 국가수립과 서부개척은 로마가 지중해 정복에 나섰던 것처럼 제국 건설의 연습이었다. 줄리어스 시저가 100만명을 학살하고 골족을 정복했던 것처럼 미국도 체로키·수 족 등 원주민들을 학살하고 서부를 개척했다.
막강한 군사력=로마는 최대의 예산을 들여 최고의 훈련·장비를 갖춘 군대를 자랑했다. 미국 국방예산은 미국 다음으로 예산이 많은 9개국을 더한 것보다 많고 군사기술도 경쟁상대가 없다.
검투·전투 중계=로마는 거대한 군사력을 갖는 것만으로는 부족해 세계가 그 힘을 알고 두려워해야 한다고 여겼다. 로마는 콜로세움에서 벌어지는 검투사 경기를 통해 세계에 힘을 보여줬고 미국은 군사작전을 24시간 중계방송하며 같은 효과를 낸다.
식민지=미국은 로마와 달리 공식적인 식민지가 없지만 40여개국에 군사기지를 갖고 있거나 군기지 사용권을 보유해 직접 통치할 때 누리는 것과 같은 힘을 갖고 있다. 미국 역사학자 찰머스 존슨은 “미국의 군사기지들은 과거 제국식민지의 현대판”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유엔 190개 회원국 가운데 132개국에 군대를 배치해두고 있다.
원격조종=로마 때 영국 서식스에서는 토지두브누스가 로마에서 교육받은 뒤 돌아와 괴뢰정권의 우두머리가 됐고 기원후 60년 다른 곳에서는 반로마 봉기가 일었으나 서식스는 예외였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과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 등도 국내의 반미정서를 억누르고 있다. 미국 수도 워싱턴의 사립학교에는 아랍 왕족과 미래의 남미·아프리카 지도자들로 가득차 있다.
반란과 빈라덴=로마의 변방에서는 특권과 풍요를 나눠갖기를 바라는 변방 부족들의 반란이 끊이지 않았다. 미국이 한때 총애했던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과 미국 중앙정보국이 훈련시켰던 오사마 빈라덴도 마찬가지다.
9·11 테러=기원전 80년 그리스 왕 미스리다테스는 특정한 날에 그리스의 모든 로마시민을 살해하라고 지시했고 8만명의 로마인이 죽었다. 충격을 받은 로마인들은 9·11 동시테러 이후 미국인들처럼 “왜 우리가 그렇게 미움을 받고 있는가”라고 똑같이 질문했다.
도로와 인터넷=로마는 이후 1천년이 지나도 따를 수 없을 정도로 병력과 물자를 빨리 옮길 수 있는 곧은 도로를 가졌다. 군사용으로 태어난 도로는 로마를 상업적으로 부흥시켰다. 로마의 곧은 도로는 미국에서 정보고속도로의 모습으로 나타났고 인터넷도 군사 목적에서 시작돼 미국 경제의 중심이 됐다.
목욕과 스타벅스=로마의 정복은 창끝이 아닌 피정복민을 유혹하는 힘에서 나왔다. 영국 원주민들은 로마식 겉옷과 목욕·중앙난방을 ‘노예화’의 상징인지도 모른 채 좋아했다. 미국도 스타벅스·코카콜라·맥도널드 등을 세계에 선보이고 있다.
멸망의 길=미국이 로마와 자신을 동등하게 놓기를 두려워하는 것은 제국은 쇠퇴하고 멸망한다는 역사적 사실 때문이다. 이라크 침공은 로마를 멸망에 이르게 한 ‘과잉확산’의 유혹에 미국이 굴복하고 있다는 증거가 될 것이다.
로마사학자 신성희씨는 전쟁구호에서 미국과 로마제국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지적하였다.
로마와 미국의 비슷한 전쟁 구호 로마제국과 오늘날의 미국은 초강대국이자 다민족 국가라는 점에 서 2000년이란 시공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닮은 꼴이다. 최근 미국이 치르고 있는 대(對)테러 전쟁을 봐도 그렇다. 미국이 내건 전쟁의 수 식어는 정의(justice)다. 로마도 마찬가지였다.
‘벨룸 유스툼(Bellum Iustum)’은 로마인의 변함없는 전쟁 구호였 다. 그것이 진정한 정의든 명분상의 억지 정의든 로마인들은 정의를 내걸지 않고선 전쟁을 치를 수 없었다. 전쟁에 임하는 로마인들은 연기를 하든, 조작을 하든 이 조건을 만족시키는 데 집착했다.
미국의 정의와 로마의 정의를 똑같은 것으로 봐선 안 되는 점도 있다. 벨룸 유스툼이 단순히 정의의 전쟁이라는 해석은 그 함축적 의미를 모두 담지 못한 것이다. 즉 전쟁을 치러야 할 올바른 이유가 있어야 하고 전쟁 수행 과정도 올바르게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 로마인의 전쟁관이었다. 로마군은 방진 대형의 정규전 방식으로 전쟁을 치렀기 때문에 자기들이 쓰지 않는 방식은 당연히 유스투스(정의)가 아니었다. 이를테면 로마인들이 올바른 전투 방식으로 인정하 지 않았던 게릴라전은 벨룸 유스툼이라고 불릴 수 없었다.
따라서 지금 미국이 치르는 전쟁은 로마식으로 따지면 벨룸 유스툼이 아니다. 지금까지의 전쟁과 다른 유형인 데다 전쟁이 아닌 전쟁이기 때문이다. 한 가지 일치하는 것은 미국이 이야기하는 정의가 로마의 유스투스처럼 미국의 관점과 전쟁 방식까지도 올바른 것으로 만들어버린다는 점이다.
로마의 유스툼은 확실한 기준과 사회 통념에서 나온 로마 고유의 개념이었다. 로마인들은 테르미누스(Terminus)라는 신을 모셨다. 이 신은 경계선을 관할하는 신이다. 종점을 뜻하는 터미널도 테르미누스에서 기원한 말이다. 로마인들은 소유자가 다른 영역의 경계선에 테르미네라는 표석을 세우고, 1년에 한 번씩 두 주인이 경계선에 모여 테르미누스 신에게 제사를 드렸다. 율리우스력의 2월 23일이 제 사와 축제를 벌이는 테르미날리아 축일이었다.
인접 지주들간의 분쟁이 수없이 많은 시대에 이 신은 이웃이 함께 하면서 우의와 신의 관계를 이루는 하나의 기제 역할을 했다. 그들 에게 있어서 경계선을 넘어가는 것은 호의적이고 동등한 신분의 손 님으로 대접받느냐 아니면 적대적인 자로 몰려 공격당하느냐 둘 중 하나를 의미했다. 손님과 적을 가리키는 라틴어 호스페스(hospes)와 호스티스(hostis)의 어원이 같은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였다.
테르미누스는 분리의 신이자 인접의 신이었으므로 이 경우 이웃은 대등한 입장의 친구관계여야 했다. 여기서 친구란 비슷한 가치체계 를 가지고 비슷한 방식으로 사는 사람을 가리켰고, 적은 생각과 방식이 다른 사람이었다. 가치체계가 다른 사람에게 자기 생각과 방식 이 옳다고 주장하는 게 유스투스였고 전쟁은 로마의 유스투스와 맞 지 않는 세력에 대한 징벌이었다. 지금 미국이 치르고 있는 전쟁의 목적이 공존이 아니라 그들의 가치체계와 방식을 고집하는 것이라면 그것도 로마인들이 말하는 벨룸 유스툼에 해당될 것이다.
미국이 일방주의노선을 유지하면 할수록 제국주의적 성향이 강해질 것은 자명한 일이다.
하지만, 역사를 반추해보건데 그 어떤 강대국도 전성기가 있으면 쇠락기를 겪었다. 앞으로 당분간 미국이 어느 정도는 그 강성함을 유지하겠지만, 역사를 교훈삼아야 한다고 본다.
"부시, '올인'했다"
<월러스틴 긴급분석> 이라크 아닌 미국이 '체제전환' 당할 것
다음은 미국의 세계적인 석학 이매뉴얼 월러스틴의 이라크전쟁에 관한 분석 글이다. 월러스틴은 이 글에서 부시가 이번 전쟁에서 신속한 승리를 거둔다 하더라도 미국의 세계적 위상에 별다른 변화는 오지 않을 것이며, 승리가 늦어질 경우에는 커다란 재앙이 될 것이라면서 결국 부시는 질 수밖에 없는 도박을 감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편집자
부시는 모든 것을 걸었다(Bush Bers IT All)
미국은 심각한 곤경에 빠져 있다. 미 합중국 대통령은 엄청난 도박을 감행하고 있으며, 그것도 근본적으로 취약한 입장에서 하고 있다. 대통령이 이라크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겠다고 결정한 것은 대략 1년 전이다. 이는 미국의 압도적 군사력을 과시하는 것과 함께 다음 2가지 기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였다. 첫째 모든 잠재적 핵개발 국가들에게 겁을 주어 핵개발을 포기토록 하며, 둘째 세계시스템에서 독립적인 정치적 역할을 맡겠다는 유럽 측의 꿈을 분쇄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부시는 엄청난 실패를 맛보고 있다. 북한과 이란은(어쩌면 아직 발각되지 않은 다른 핵개발 국가들도) 그들의 핵개발 프로젝트를 가속화하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은 독립적이 되겠다는 자신들의 꿈이 결코 빈 말이 아님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미국은 이라크 문제에 관한 2차 유엔 안보리 결의안 득표전에서 제3세계 소속의 안보리 이사국 6개국 중 단 한 나라로부터도 지지를 획득하지 못했다. 이렇게 되자 부시는, 마치 무모한 도박꾼처럼, 가망없는 패에 모든 것을 걸려 하고 있다. 그는 압도적이고 신속한 승리를 거둘 수 있다는 데 모든 것을 걸었다. 승패는 간단하다. 만일 미국이 압도적이고 신속한 승리를 거둔다면 핵개발 국가들과 유럽 국가들 모두 자신들의 소행을 후회하고 다시는 미국의 결정에 반기를 들지 않을 것이라고 부시는 믿고 있다.
이번 전쟁에서는 두 가지 군사적 결과가 나올 수 있다. 하나는 부시가 원하며 기대하고 있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이와는 다른 것이다. 부시가 이라크의 빠른 항복을 받아낼 수 있을까? 펜타곤은 그럴 만한 군사력을 갖고 있으며 신속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반면) 미국과 영국의 수많은 예비역 장군들은 회의를 표명하고 있다. 내 생각으로도 신속하고 완벽한 승리의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이라크 지도부의 필사적인 항전의지, 이라크 민족주의의 분출, 그리고 사담에 맞서 싸우기를 별로 원치 않는 쿠르드족의 입장(후세인을 미워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미국의 의도에 대해 뿌리 깊은 불신을 갖고 있기 때문에) 등이 어우러져 미국이 수 주일 내에 승리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수 개월이 걸릴 것이다. 그리고 전쟁이 수 개월을 끌 경우 바람이 어느 방향으로 불지, 특히 미국과 영국의 여론동향과 관련하여, 누가 예측할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미국이 신속한 승리를 거둔다고 가정해 보자. 그 경우 부시에게는 무승부라고 나는 생각한다. 승자도 패자도 아니라는 것이다. 왜 그런가? 왜냐하면 승리한다 해도 지정학적 상황은 오늘날과 별로 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승리 직후 이라크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를 생각해 보자. 일단 아무도 모른다고 말하는 편이 가장 정확한 대답이 될 것이다. 또한 미국 자체가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확고한 비전이 있는지도 전혀 분명치 않다. 확실한 것은 이라크 문제에 얽혀 있는 이해관계가 다중적이고, 다양하며, 전혀 조정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무정부주의적 혼란상태가 야기될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이 전쟁 후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중대한 역할을 맡으려면 군대를 장기 주둔시켜야 하며, 엄청난 규모의(진짜 엄청난 규모의) 자금이 필요하다. 미국의 경제상황과 내부정치를 아는 사람이라면 미군을 이라크에 매우 오랫동안 주둔시키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것, 이를 위한 돈을 얻어내기 위한 정치게임은 더욱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잘 알 것이다.
게다가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모든 다른 문제들은 전혀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우선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이 진척될 가능성은 지금보다도 더욱 낮아질 전망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미국의 승리로 자신들의 강경노선이 옳았다는 확신을 가지게 될 것이며, 따라서 더욱 강경해질 것이다. 아랍세계는, 만일 그럴 여력이 있다면, 더욱 분노할 것이다. 이란은 핵개발을 멈추지 않을 것이 거의 분명하다. 오히려, <중동지역에서 사담 후세인이 사라짐으로써, 이란은 기운을 얻게 될 것이다. 북한은 도발을 강화할 것이며, 남한은 동맹국 미국의 군사행동 중독증에 더욱 불편해 할 것이다. 그리고 프랑스는 오랫동안 미국을 괴롭힐 것으로 보인다. -> 하지만 실제 북한은 도발하지 않았으며 협상을 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협상의 귀추는 주목해봐야겠지만 일단 당장에는 도발보다는 협상하는 쪽의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남한은 협상테이블에 앉지도 못한 채 멀찍이 서서 미국과 북한의 입술만 바라보고 있는 셈이 돼버렸다.> 따라서 나의 결론은 미국이 신속한 군사적 승리를 거둔다 해도 그 결과는 지정학적 현상유지에 불과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확실히 부시행정부의 매파들이 원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신속한 군사적 승리를 거두지 못한다면, 그때는 어떻게 될 것인가? 그 경우 이 모든 작전들은 미국에 지정학적 재앙이 될 것이다. 복마전(Pandemonium)이 열려 온갖 악귀들이 뛰쳐나올 것이며 미국은 세계의 미래에 이렇다 할 영향력도 미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아마 이탈리아 정도의 영향력을 가지게 될 것인데, 이는 다시 말해 별 영향력이 없다는 얘기다. 이런 예측을 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를 생각해 보자. 우선 이라크의 경우 이라크인들이 저항운동에 나서면서 후세인은 (독재자에서 민족의) 영웅으로 부상할 것이다. 게다가 그는 이같은 국민들의 감정을 어떻게 이용할지를 확실하게 알고 있다. 이란과 터키는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거주지역에 각각 군대를 보낼 것이며, 그 결과는 아마도 양국 군대의 군사충돌로 끝날 것이다. 쿠르드족은 당분간 이란 편에 설 것이다. 그런 일이 벌어질 경우 이라크 남부의 시아파 회교도는 미 군정과 거리를 두려 할 것이다. 아마도 사우디가 중재역을 자청하고 나서겠지만 양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중동의 다른 지역의 경우,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공격에 나설 것이다. 그리하여 과거의 설욕을 하고 남부 레바논을 점령하려 할 것이다. 이 경우, 과연 시리아는 전쟁에 뛰어들어 헤즈볼라를 구출하고, 더 나아가 레바논에서의 과거 지위를 회복하려 들 것인가? 그럴 가능성이 농후하다.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이스라엘은 다마스쿠스를 폭격할(아마도 핵무기로) 것이다. 그렇다면 이집트는 가만히 있을 것인가? 아 그렇지, 오사마 빈 라덴이라는 사나이를 까먹고 있었구만. 그는 분명히 평소 그가 하고자 했던 일을 실천에 옮길 것이 분명하다.
자, 유럽은 어찌될 것인가? 아마도 영국 노동당에서는 대규모 반란이 일어날 것이다. 그 결과 노동당은 두 쪽으로 갈라질 것이다. 블레어는 자기 파벌을 이끌고 나와 보수당과 함께 비상연립내각을 구성할 것이다. 그는 총리직을 유지하기는 하겠지만 총선을 실시하라는 압력이 높아질 것이며 블레어는 패배할 것이다. 아주 참패할 것이다. 또 하나, 블레어는 자신의 법률고문으로부터 만일 영국이 유엔의 명시적인 승인 없이 이라크전쟁에 뛰어들 경우 그는 국제사법재판소에 기소될지도 모른다는 경고를 받았다. 그 자신의 당내에서조차 전쟁 참여에 대한 반대가 드높은 스페인 아즈나르 총리의 총선 전망도 그다지 밝지 않다. 이탈리아의 베를루스코니와 동유럽 및 중부유럽 국가의 지도자들도 걱정이 늘어만 갈 것이다.
한편 중남미의 경우, 이제 미주자유무역지대(FTAA)는 끝장났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 대신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은 무역 및 통화공동체로 메르코수르의 재활성화를 주창할 것이며, 심지어 칠레까지도 메르코수르에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멕시코의 빈센테 폭스 대통령은 깊은 곤경에 빠질 것이다. 동남아시아로 가 보자. 세계 최대의 회교국,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지금은 기본적으로 미국에 우호적이지만 아마도 유럽을 따라 이 지역을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독립적 행동의 지역으로 변모시키려 할지 모른다. 한편 필리핀에서는 미군을 집으로 돌려보내라는 압력이 거세질 것이며 중국은 일본에 대해 이 지역에서 경제적 미래를 보장받기 원한다면 미국과의 정치적 유대를 약화시키는 편이 좋을 것이라고 넌지시 위협할 가능성이 높다.
2004년 초, 이 모든 상황들은 부시 정권(regime)을 어디로 끌고 갈 것인가? 미국에서 반전운동은 급속한 속도로 확대되면서 민주당을 부시의 세계정책에 대한 진정한 반대파로 끌어올릴 것이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그렇게 된다면 민주당은 2004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일이 벌어진다면 부시는 그야말로 '체제전환(regime change)'을 달성하는 셈이다. (이라크가 아닌) 영국과 스페인과 미국에서 말이다. 나아가 미국은 더 이상의 무적의 군사 초강대국으로 인정되지 않을 것이다.
자, 결론을 맺어보자. 만일 부시가 이긴다 해도 이는 지정학적 현상유지에 그칠 것이다. 이같은 결과는 부시가 원했던 것과는 거리가 한참 멀다. 만일 그가 진다면 그는 정말로 지는 것이다. 부시가 이번 도박에서 이길 확률은 그다지 높지 않다. 훗날의 역사가들은 9.11 이후 미국이 그토록 불가능한 입장에 스스로를 몰아넣을 필요는 없었다고 기록할 것이다.
관련 링크 ( http://www.zmag.org/content/showarticle.cfm?SectionID=15&Ite ... )
이매뉴얼 월러스틴/미 뉴욕주립대 교수
자료출처 : 프레시안 (http://www.pressian.com)
# by | 2008/03/21 23:58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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